글쓴이 : 김한성 목사 

"지난 몇 일이렇게 함께 은혜 받으며 좋은 시간을 가졌지만, 국경을 통과할 때는 뿔뿔이 헤어져 서로 모르는 척 합시다." 라오스 교역자 대표의 마지막 인사말이 아직까지도 아련히 제 귓전을 맴돕니다. 참 서글픈, 뼈아픈 농담이었지요. 현지 사역자 훈련에 참가했던 40여명은 일제히 배꼽을 잡고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엔 라오스 교회의 슬픈 현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공산정권 아래 신앙의 자유가 없는 곳. 2-3일씩 산 넘, 강넘고, 또 국경을 넘어 옆 나라 태국에 모여서 신학강의를 듣는 나라. 가정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다가 일년에 서너번씩 감옥을 제 집 드나들듯 오가는 사역자들. 통역을 맡았던 형제가 내민 사진 속에서 열 서너살쯤 된 6명의 앳띤 얼굴을 만납니다. "목사님, 이 아이들이 바로 전도하다가 모두 감옥에 갔다 온 친구들이에요." 아침을 함께 먹다가 죄송한 마음으로 제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라오스 사역자들은 모두 조금 전까지 밭일 하다온 것처럼 남루해 보입니다. 맨발에 검게 그을린 얼굴, 고등교육을 받지 못해서 1시간반짜리 강의도 힘겨워 하는 분들. 설교학을 강의하며, 제 스스로에게 계속 되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뭔가 가슴에 담고 사역지로 되돌려 보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수고하고 무거운 사역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한 번 주님의 뜨거운 사랑의 단맛을 맛보게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은 라오스를 사랑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입술을 통해서 라오스를 변화시키실 겁니다!" 강의 때마다 이렇게 선포하고, 서로에게 손을 얹고, 축복/중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성령님께서 역사하심을 느낄 수 있는, 오히려 제가 더 큰 은혜를 받는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주님의 은혜 가운데 3일간의 강의 일정을 잘 마치고, 라오스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미국에서 오신 다른 목사님들과 함께 현지 교회들을 방문하는 날. 메콩 강을 건너, 정글 속 비포장 도로 위를 달리는 덜컹덜컹 봉고 속에 몸을 실었습니다. 언덕 앞에서, 깊게 패인 구덩이가 나오면, 모두 내려서 차의 무게를 줄여야 됩니다. 70여명이 자그마한 단칸방 가정교회에서 모입니다. 사역자들과 현지 주민들과 함께 교회 재건축에 대해 논의하는 동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립니다. '후드득' 빗방울이 굵어지자 마치 쇠고챙이로 양철 지붕을 내리치는 소리가 납니다. 아무리 크게 말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재간이 없었지요.


두 번째 방문한 교회는 그 지방에서 잘 자리 잡170여명쯤 모이는 교회입니다. 지난번 교회보다는 널찍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공간에 백명이상이 함께 모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악기라고는 달랑 휴대용 건반하나뿐인 예배실, 마이크도 음향시설도 없습니다. 목사님과 교우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너무 많이 가지고도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네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사역자 훈련을 하는 동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프로젝터도 컴퓨터도, 심지어 찬송가도 없습니다. 왜요? 모두가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하도 많이 불러서 다 외우는, 벅찬 감격으로 찬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장비가 우리의 예배를 가로막지 못합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뜨거운 감사와 찬양의 고백을 올려 드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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